전시내용
<b>우리나라는 ‘모자의 나라’로 불렸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모자가 있었습니다.</b><br/><br/>그 중에서도 갓은 선비의 상징이자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모자입니다.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갓의 차양, 은은하게 퍼지는 검은빛과 미색 도포의 조화에서 조선 선비의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. 이번 전시는 선비의 갓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제작되었던 고대부터 20세기의 모자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. <br/><br/> 전시는 기존의 자료에서 새로 조사한 경북지역의 갓을 추가하여 새롭게 구성하였다. 다양한 크기의 갓은 물론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서애 류성룡(西厓 柳成龍, 1542~1607), 의성김씨(義城金氏), 창녕조씨(昌寧曺氏) 등 경상도 지역 문중에서 소장하고 있던 갓을 새롭게 선보입니다.<br/><br/>전시는 크게 세 주제로 구성하였습니다.<br/><br/><b>1부 ‘갓 알아보기’</b>에서는 갓의 기본구성에서부터 쓰는 방법과 제작 과정, 재료, 갓을 만드는 사람 등 갓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소개합니다. 오늘날 ‘갓[笠]’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남성의 검정색 갓을 떠올립니다. 사실 갓은 넓은 의미로는 모자[머리에 쓰는 부분]와 차양[챙]이 있는 모든 종류의 모자를 말합니다.<br/><br/><b>2부 '갓, 선비의 멋을 더하다'</b>에서는 선비가 도포를 입고, 갓을 쓰는 의미를 살펴본다. 조선시대 선비의 덕목 중의 하나인 ‘의관정제[衣冠整齊: 의관을 바르고 가지런하게 하다]’는 유교적 가치가 표현된 문화이자 전통적인 몸의 개념이 담겨져 있습니다.<br/><br/>유교의 이론에 의하면 정신과 몸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, 몸은 유교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것입니다.<br/><br/>따라서 도포를 입고, 상투를 올리고, 망건을 착용하고, 갓을 쓰는 일련의 과정은 유교 문화와 조선에 대한 자부심으로 나타납니다. 또 2부에서는 갓의 형태에서 느껴지는 둥근 곡선과 은은한 색감, 갓의 재료인 말총, 대나무가 주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.<br/><br/>갓의 멋을 더해주는 갓끈(그림1)과 정자[정자갓의 끝부분에 부착하는 장식품](그림2) 등의 장식품도 함께 전시했습니다. <br/><br/><b>3부 ‘갓의 원형을 찾아서’</b>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모자 속에서 갓의 원형을 찾고자 하였습니다.<br/>갓은 이미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보일 만큼 역사가 오래된 모자입니다. 갓의 형태 · 재료 · 제작법은 시대별로 다양하게 바뀌었습니다.<br/><br/>조선 시대는 갓의 아름다움이 가장 꽃피웠던 시기이며, 종류도 가장 많았습니다.<br/><br/>1900년대에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에서 한국의 전통 갓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.<br/><br/>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의성김씨 학봉종택(義城金氏 鶴峯宗宅)(그림4)과 경주 최부자댁(慶州崔富者宅)(그림5)에서 오랫동안 보관되었던 갓이 처음 공개됩니다.<br/><br/>이 갓들은 넓이가 70cm에 달하는 큰 갓으로 18~19세기 신윤복의 풍속 회화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갓입니다.<br/><br/>이밖에도 완성된 갓의 형태로는 제일 오래된 서애 류성룡의 갓(그림6), 김진(金璡, 1500~1580) 초상화(그림7), 괴헌 김영(槐軒 金榮) 문중의 갓(그림8), 창녕조씨(昌寧曺氏) 문중의 주립(朱笠)(그림9) 등 경상도 지역 주요 문중의 갓을 시대별로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.